'한국판 위고비'로 불려 온 국산 비만치료제가 드디어 허가를 받았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 7일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오토인젝터주 2·4·6·8·10mg'(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을 품목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이자,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45번째 신약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사실상 양분하던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 제품이 처음 뛰어들면서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가격은 얼마나 싸질지", "언제부터 처방받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허가 소식에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습니다. 핵심만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에페 허가 핵심 요약
| 항목 | 내용 |
|---|---|
| 제품명 | 에페오토인젝터주 2·4·6·8·10mg |
| 성분명 | 에페글레나타이드 (GLP-1 계열) |
| 개발사 | 한미약품 |
| 허가일 | 2026년 10월 7일 (식약처) |
| 의미 | 국산 첫 GLP-1 비만치료제,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 |
| 투여 방식 | 주 1회 자가 주사 (지속형 기술 '랩스커버리' 적용) |
| 임상 결과 | 한국인 448명 임상 3상 40주 중간 결과 평균 체중 -9.75% |
| 출시 목표 | 연내 국내 공급 |
| 가격 | 미공개 (업계에서는 4주 10만원대 가능성 거론) |
에페는 어떻게 살을 빼 줄까?
에페는 위고비와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입니다. GLP-1은 식사를 하면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에페는 이 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음식물이 위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합니다.
원래 GLP-1 호르몬은 몸속에서 금방 분해되는데, 한미약품은 자체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약효가 오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됩니다.
누가 처방받을 수 있나? 투여 대상
에페는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의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해, 저열량 식단과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을 전제로 쓰는 '보조' 치료제입니다. 구체적인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당뇨병이 없고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 당뇨병이 없고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1개 이상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 30 미만인 과체중 환자
BMI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키 170cm라면 몸무게 약 87kg부터 BMI 30이 됩니다. 정상 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쓰는 약이 아니며, 반드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거쳐야 하는 전문의약품입니다.

효과는 어느 정도? 위고비·마운자로와 비교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 에페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고 일부 참가자는 최대 30%까지 감량했습니다. BMI 30 미만 여성 참가자 그룹에서는 평균 12.20%가 줄었습니다.
| 구분 | 에페 | 위고비 | 마운자로 |
|---|---|---|---|
| 개발사 | 한미약품 (한국) | 노보 노디스크 (덴마크) | 일라이 릴리 (미국) |
| 성분 | 에페글레나타이드 | 세마글루타이드 | 티르제파타이드 |
| 작용 방식 | GLP-1 | GLP-1 | GLP-1 + GIP 이중 작용 |
| 투여 | 주 1회 주사 | 주 1회 주사 | 주 1회 주사 |
| 임상 평균 감량 | 9.75% (40주, 한국인) | 14.9% (68주) | 20.9% (72주) |
| 4주분 공급가 | 미공개 | 약 21만 6천 원 (0.25mg) | 약 27만 8천 원 (2.5mg) |
숫자만 보면 에페의 평균 감량 폭은 기존 약보다 작습니다. 다만 임상 기간(40주 vs 68·72주)과 참가자 조건이 서로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급가는 약국에 넘기는 가격 기준이라, 실제 환자가 내는 금액은 이보다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에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근거를 갖췄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 가격은?
한미약품은 아직 에페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비만 환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경제적인 수준의 약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제약업계에서는 4주 투약 비용이 10만원대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던 만큼, 가격이 실제로 얼마나 내려가느냐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입니다.
참고로 비만치료제는 일반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처방되며, 병원마다 진료비와 약값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에페의 정확한 출시 가격과 보험 적용 여부는 공식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년 새 3배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2,426억 원에서 지난해 8,195억 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커졌습니다. 지난해 마운자로 매출은 4,833억 원, 위고비는 2,209억 원으로 두 제품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마운자로 3,232억 원, 위고비 1,040억 원으로 마운자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페가 합류하면서 시장은 '양강 구도'에서 '3파전'으로 바뀔 전망입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가격 경쟁력과 한국인 임상 데이터를 무기로 처방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넓힐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사노피 반환의 아픔을 딛고 10년 만에
| 시기 | 주요 내용 |
|---|---|
| 2015년 |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수출 |
| 2020년 | 사노피가 권리 반환 → 한미약품 자체 개발 지속 |
| 이후 | 한국인 대상 비만 임상 3상 진행 |
| 2025년 말 |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 |
| 2026년 초 | 멕시코 제약사 산페르와 독점 유통 계약 |
| 2026년 10월 7일 | 식약처 품목허가 (국내 45호 신약) |
식약처는 19명 규모의 품목전담팀을 꾸려 임상시험과 제조·품질관리(GMP)를 심사했습니다. 에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되며, 이 시설은 연간 최대 2,000만 개의 프리필드시린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당뇨병 치료제로도 쓰기 위한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반응 — 한미사이언스 시간외 13.9% 급등
허가 소식이 전해진 7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애프터마켓에서 정규장 종가(5만 8,100원)보다 13.94% 오른 6만 6,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만 허가 기대감이 이미 일부 반영됐을 수 있고, 실제 매출은 출시 가격과 처방 확대 속도에 달려 있는 만큼 투자 판단은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처방 전 꼭 알아둘 점
- 식단·운동이 기본 — 에페는 저열량 식이요법과 운동의 '보조제'입니다. 약만으로 생활습관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 흔한 부작용 — GLP-1 계열 약은 공통적으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같은 위장 증상이 흔하게 보고됩니다. 대개 용량을 서서히 올리는 초기에 많이 나타납니다.
- 근육도 함께 빠질 수 있음 — 급격한 감량은 근육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중장년층은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 병력은 꼭 알리기 — 췌장염, 담낭 질환, 갑상선 질환 병력이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처방 전에 의사에게 알리세요. 구체적인 금기와 주의사항은 허가 사항과 의사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 온라인 개인 거래 금지 — 전문의약품을 SNS나 중고거래로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며, 보관 상태를 알 수 없어 위험합니다.
정리하며
에페 허가는 해외 수입 약에 의존하던 비만 치료 시장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선택지가 처음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평균 감량 폭은 경쟁 약보다 작지만, 한국인 임상 근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3파전'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실제 출시 가격과 시점이 발표되면 비만 치료를 고민하던 분들의 선택지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와 이를 전한 비즈워치·청년의사·MTN·서울경제·세계일보 등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의약품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고, 주가 관련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