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가 아시안게임 역사에 없던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10월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4회 연속 우승(4연패)을 달성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세 대회 결승 상대가 모두 일본이었고, 세 번 모두 이겼습니다. 결승전 내용부터 엄지성의 활약, 병역 혜택, 그리고 시상식에서 벌어진 황당한 '태극기 사고'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결승전 리뷰: 단 한 번의 압박이 금메달을 만들었다
경기장은 일본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으로 가득했습니다. 한국은 이영준(그라스호퍼)을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에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KVC 베스테를로)을 배치했습니다. 준결승에 부상으로 결장했던 주장 이기혁(강원)이 돌아와 이승원(강원)과 중원을 맡았고, 골문은 김준홍(수원)이 지켰습니다.
| 포지션 | 선발 선수 |
|---|---|
| 최전방 | 이영준 |
| 2선 | 엄지성, 배준호, 양민혁 |
| 중앙 미드필더 | 이기혁(주장), 이승원 |
| 수비 | 배현서, 김지수, 신민하, 최석현 |
| 골키퍼 | 김준홍 |
전반전은 양 팀 모두 유효슈팅이 없을 정도로 신중한 탐색전이었습니다. 전반 6분 엄지성의 돌파 후 슈팅이 골대 위로 떴고, 17분 배준호의 중거리 슈팅은 일본 수비에 막혔습니다. 일본도 37분 요코야마의 크로스를 후쿠나가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습니다.
후반전 들어 일본이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승부를 가른 건 한국의 집념이었습니다. 후반 16분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강하게 압박해 공을 빼앗은 뒤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일본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엄지성 앞으로 흘렀습니다. 엄지성은 침착하게 한 번 접어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로 일본 골망을 갈랐습니다.
이후 일본의 총공세가 이어졌고 후반 34분에는 일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수비진은 몸을 던져 슈팅을 막아냈고 김준홍 골키퍼도 끝까지 골문을 지켜 1-0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아시안게임 4연패, 그 역사를 돌아보면
| 대회 | 결승 상대 | 결과 |
|---|---|---|
| 2014 인천 | 북한 | 1-0 승 (연장 결승골) |
| 2018 자카르타·팔렘방 | 일본 | 2-1 승 (연장) |
| 2022 항저우 | 일본 | 2-1 역전승 |
| 2026 아이치·나고야 | 일본 | 1-0 승 |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른 나라는 한국이 처음입니다. 특히 2018년부터 이어진 '결승 한일전 3연승'은 이번에는 일본 안방에서, 그것도 일본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거둔 승리라 의미가 더 큽니다.
흥미로운 점은 성인 대표팀이 출전하는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1960년 이후 반세기 넘게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대회라는 특성, 그리고 금메달에 걸린 병역 혜택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한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옵니다.
엄지성, 결승골·득점왕·도움왕 '트리플 크라운'
이번 금메달의 주인공은 단연 엄지성입니다. 2002년생인 엄지성은 23세 이하 연령 제한을 넘긴 선수 3명까지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올해 성인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만큼 기대와 부담이 모두 컸지만, 대회 내내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거머쥐었습니다.
- 조별리그 첫 경기 카타르전: 해트트릭으로 대회 시작부터 존재감
- 중국전: 2도움으로 역전승의 발판
- 결승 일본전: 후반 16분 결승골 — 공동 선두(3골) 경쟁에서 득점왕을 확정 짓는 한 방
엄지성은 경기 후 "와일드카드는 부담감이 큰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금메달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2018년 손흥민, 2022년 이강인에 이어 '와일드카드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병역 혜택은 몇 명? 어떻게 적용되나
금메달로 대표팀 23명 가운데 이미 군 문제를 해결한 김준홍, 이승원, 이영준을 제외한 20명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엄지성도 이번 금메달로 병역 부담을 덜고 해외 리그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병역법에 따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됩니다. 현역 입대 대신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이후 34개월 동안 자기 종목에서 선수 활동을 계속하면서 정해진 시간(544시간)의 공익 봉사활동을 이행하면 복무를 마친 것으로 인정됩니다. 해외파 선수들에게는 커리어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끊김 없이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옥에 티: 애국가는 울리는데 태극기는 안 올라갔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도 있었습니다. 결승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팀 한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기수의 실수로 태극기가 제때 게양되지 못한 것입니다. 태극기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올라가지 못했고, 선수들과 팬들은 황당한 장면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 실수는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 남자 근대5종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을 '대만'으로 잘못 호명
- 선수단 이동 버스가 오지 않는 이른바 '노쇼 버스'로 일부 종목 선수들이 경기 준비에 차질
- 일부 경기장 응원석에 욱일기가 등장했지만 조처가 없었다는 지적
국내외 언론에서는 '역대 최악의 운영', 'F학점 대회'라는 혹평이 이어졌고, 일본 측도 결국 선수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대회는 10월 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이번 대표팀에는 엄지성뿐 아니라 배준호, 양민혁, 김지수처럼 이미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20대 초반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병역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이들이 소속팀에서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향후 성인 대표팀 세대교체의 속도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특히 결승골을 합작한 양민혁-엄지성 조합은 '압박에서 득점까지' 이어지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공격 공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눈에 정리
- 결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 한국 1-0 일본 (10월 3일, 도요타 스타디움)
- 결승골: 후반 16분 엄지성 왼발 (양민혁 압박 후 크로스가 시발점)
- 기록: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4연패, 결승 한일전 3연승
- MVP급 활약: 와일드카드 엄지성 4골 4도움, 득점왕·도움왕 동시 석권
- 병역 혜택: 기존 해결자 3명 제외 20명, 예술·체육요원 편입
- 옥에 티: 시상식 태극기 늑장 게양 등 조직위 운영 미숙 논란
일본 관중의 함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4연패를 완성한 태극전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태극기는 늦게 올라갔지만, 이 선수들이 쓴 기록은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 연합뉴스·조선일보·한겨레·경향신문·데일리스포츠한국·MBC 등 언론 보도를 참고해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