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가 부산 기장군으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6월 17일 신규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SMR 후보 부지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유휴 부지를 확정했습니다. 같은 날 신규 대형원전 2기의 건설 부지는 경북 영덕군으로 결정됐습니다.
AI 시대의 차세대 전력원으로 주목받는 SMR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만큼, 이번 결정이 에너지 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SMR(소형모듈원자로)이란?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전기 출력이 300MW(메가와트)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말합니다. 기존 대형원전(1,000MW 이상)에 비해 크기가 작고,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됩니다.
한국이 개발 중인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은 170MW급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기장군에 건설이 확정된 SMR은 700MW급으로, i-SMR을 4기 묶어 하나의 발전소로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SMR의 장점
- 안전성 강화: 피동(자연순환) 냉각 시스템으로 전원이 끊겨도 자연적으로 냉각됩니다
- 건설 기간 단축: 모듈 제작 방식으로 대형원전(10년 이상) 대비 5~7년으로 단축 가능
- 입지 유연성: 규모가 작아 기존 화력발전소 부지나 산업단지 인근에도 설치 가능
-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안정적인 전력을 24시간 공급해 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에 적합
- 수출 경쟁력: 대형원전보다 도입 문턱이 낮아 개발도상국 등 해외 수출에 유리
왜 부산 기장이 선정됐나

부산 기장군이 SMR 건설 부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여러 유리한 조건이 있습니다.
1. 고리원전 유휴 부지 활용
기장군에는 이미 고리원전이 위치해 있으며, 신고리 7·8호기 예정 부지가 유휴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기존 원전 인프라(송전 설비, 냉각수 취수 시설 등)를 활용할 수 있어 건설 비용과 기간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2. 높은 주민 수용성
기장군은 오랜 기간 원전과 공존해 온 지역으로, 주민들의 원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부지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에서 주민수용성 점수가 경쟁 지역보다 높게 나온 것도 선정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3. 부지 적정성
지질학적 안정성, 냉각수 확보 용이성, 기존 송전망 연결 편의성 등 부지 적정성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건설 일정과 투자 규모
정부는 2035년까지 기장군에 700MW급 SMR 1기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6~2027년: 상세 설계 및 인허가 절차 착수
- 2028~2029년: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심사
- 2030~2035년: 본격 건설 및 시운전
- 2035년: 상업 운전 개시 목표
총 투자 규모는 수조 원대로 예상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건설 기간 동안 수천 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하고, 운영 단계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유지됩니다.
글로벌 SMR 경쟁 현황
전 세계적으로 SMR 개발 경쟁이 치열합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SMR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미국: NuScale의 VOYGR, GE-Hitachi의 BWRX-300 등 다수 프로젝트 진행 중
- 영국: 롤스로이스 SMR(470MW급) 건설 추진
-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GE-Hitachi BWRX-300 건설 착공
- 중국·러시아: 이미 소형원자로를 상용화·수출 중
한국의 i-SMR은 안전성과 경제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 건설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폴란드 등에서 한국형 SMR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려와 과제
SMR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 경제성 검증: 대형원전 대비 kWh당 발전 단가가 높을 수 있어 경제성 확보가 관건입니다
- 인허가 체계 정비: SMR에 최적화된 인허가 기준이 아직 완비되지 않았습니다
-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존 원전과 마찬가지로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이 필요합니다
- 주민 안전 우려: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안전성 우려에 대한 소통도 중요합니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러한 과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면서, 국내 SMR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마무리 — K-원전의 새로운 도전

부산 기장군의 국내 첫 SMR 건설 확정은 한국 원자력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입니다. AI 시대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SMR은 대형원전 수출의 성공 신화를 이을 K-원전의 다음 챕터가 될 수 있습니다.
2035년 첫 가동을 목표로 달려갈 국내 첫 SMR의 행보를 주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