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새 교황 선출 과정 완벽 정리 – 흰연기·비밀투표·추기경 의무까지

1. 콘클라베란 무엇인가
콘클라베(Conclave)는 교황의 사망이나 사임으로 **교황좌가 공석(sede vacante)**이 된 뒤, 새 교황을 뽑기 위해 소집되는 비밀 선거 제도이다. 라틴어 cum clave “열쇠로 잠근 방”이라는 어원처럼, 전 세계 추기경들이 외부와 차단된 채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투표를 반복한다. 현재 규범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헌장 《Universi Dominici Gregis》(1996)과 베네딕토 16세의 모토 프로프리오 《Normas nonnullas》(2013),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중 소폭 개정본이 근거가 된다. (OSV News -,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
2. 누가 투표권을 가지는가
투표권은 만 80세 미만 추기경에게만 주어진다. 2025년 5월 콘클라베 기준, 전 세계 추기경 252명 가운데 133명이 선거권자로 확인됐다. 그중 108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한 인물로, 교황 재임기의 신학·정책적 색깔이 선거 분위기에 반영된다. 건강 문제로 불참을 선언한 추기경 두 명이 있어 실제 투표수는 131표가 될 전망이다. (AP News, PBS)
3. 언제, 어디서 열리나
베네딕토 16세가 2013년 개정한 규정에 따라, 교황좌가 비면 15일~20일 이내에 콘클라베가 시작된다. 모든 추기경이 조기 소집에 동의하면 15일 이전에도 열 수 있다. 콘클라베 장소는 전통적으로 시스티나 성당이며, 추기경들은 바티칸 안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에서 합숙한다. 외부 접촉 차단을 위해 휴대전화·노트북이 압수되고, 전파 방해 장치가 가동된다. (Catholic Bishops' Conference, AP News)
4. 개회식과 “Extra omnes!”
개회 미사 후 추기경단 서열 1위인 학장(DEAN)이 **“Extra omnes!”(모두 나가라)**를 선언하면 비선거 인원은 성당을 떠난다. 이어 각 추기경은 복음서에 손을 얹고 엄격한 비밀 서약을 낭독한다. 서약을 어기면 자동 파문(파문 라틴어 latae sententiae)이라는 중징계를 받는다. (AP News)

5. 투표 절차 – Scrutiny
- 1단계: 투표 작성
각 추기경이 엄지손톱만 한 직사각형 용지에 후보 이름을 적고 4번 접는다. - 2단계: 봉헌
신원 확인 뒤 제단 위 은제 또는 금제 도자기에 투표지를 넣는다. - 3단계: 개표
마지막 세 추기경(투표 집계 scrutatores·revisores)이 투표를 섞고 번호를 매겨 읽는다. - 4단계: 다수결 요건
선거 첫 34표(131명 참석 가정)는 2/3 이상(현재 88표)이 필요하다. 34표 이후엔 두 번의 예비 투표마다 2회 투표를 반복하고, 교황이 나오지 않으면 오후 세션으로 넘어간다. (OSV News -)
6. 흑연기와 백연기의 화학
투표 후 흰연기(선출)·검은연기(부결) 신호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올라간다. 현재 흰연기는 칼륨·탄소산 쇼듐 혼합물에 클로레이트를 더해 완전 연소시키고, 검은연기는 펼쳐진 수지·최루 가루 소량을 넣어 짙은 매연을 낸다. 화학 공식까지 철저히 관리해 오보를 막는다. (America Magazine, Scientific American)
7. 첫날 상황: 2025년 5월 7일
첫 투표는 흑연기로 끝났다. 바티칸 지붕에서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자 성 베드로 광장의 순례객들은 다음 날을 기약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상황으로, 당장 서열·지역·신학 배경별 교착 상태가 읽힌다. (The Washington Post)
8. 주요 인물과 직책
- 카메를렌고: 교황 공석기에 교황청 행정을 관리한다.
- 추기경단 학장(현 조반니 바티스타 레): 콘클라베 의장이다. (AP News)
- 프로토데아콘: 새 교황 발표문 **“Habemus Papam!”**을 낭독한다.
- 지원 스태프: 비밀 엄수 서약을 한 의사·조리사·바느질사까지 총 100여 명이다. (AP News)
9. 현대 기술과 보안 대책
바티칸은 2025년 콘클라베부터 5G 신호 차단 시스템을 도입해 휴대전화·웨어러블을 원천 봉쇄한다. 투표용지에는 난수형 마이크로도트가 찍혀 위조·이중투표를 막는다. 이러한 강화 조치는 2013년 Vatileaks 사태 이후 재발 방지책이다. (America Magazine)
10. 선출 이후 절차
백연기가 올라오면 시스티나 성당 종이 울리고, 새 교황은 의전실(룸 오브 티어스)에서 즉위복을 입는다. 이름(교황 명) 선택, 첫 자선 예물, 추기경 단원에 대한 순명 서약이 이어진 뒤,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새 교황이 첫 축복 Urbi et Orbi를 선포한다.
11. 정리
콘클라베는 8세기부터 다듬어진 전통·법·상징이 살아 있는 선거 제도다. 21세기 정보 차단 기술이 더해졌지만, 핵심은 여전히 기도와 분별, 그리고 2/3 합의라는 교회법 원칙에 자리한다. 2025년 콘클라베가 마무리되면 백연기보다 더 투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 신자들이 기대하고 있다.